안녕하세요
경기도당구연맹 전무이사 함상준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예전 2008년 즈음에 처음 전무이사를 할때는 경기도 선수 전체가 80여명 이었습니다.
매월 평가전을 하였고 그래서 캐롬선수 포켓선수 가릴거 없이 모두들 얼굴도 알고 인사도 하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도 선수가 작년기준 250여명이고 시군연맹에서 선수등록을 하시는 선수는 제가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는 선수등록 및 각종 선수관리 부분을 시군연맹에 이관하였고, 그래서 인지 시군연맹이 잘 운영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관리는 눈에 띠게 달리 보입니다. 규모가 커지면 거기에 맞춰서 시스템도 바뀌고 관리방법도 바뀌게 됩니다. 예전에는 정으로 일하던 것도 앞으로는 규정대로 해야하고 그렇다 보면 모든 선수들 하나 하나 100% 만족시키기는 불가능합니다.

제게 일부 선수분께서 이런 하소연을 가끔 하십니다.
-인터넷을 못하니까 홈페이지 공지를 볼 수 없어!
-내꺼는 핸드폰이 구형이라서 메세지가 길면 읽을 수가 없어 짧게 보내줘!
-MMS 문자는 내 핸드폰에서 지원이 안되서 못읽어 그러니 SMS로 보내줘!
-문자에 자세히 적어서 보내주지 맨날 대회명만 적고 홈페이지를 보라고 하는거야 자세히 적어죠!
-대회당일 아침에 경기장이 어디야 주소좀 문자로 보내줘!
-여기 경기장 근처인데 못찾겠어요 어디로 가야하죠?
-불참사유서는 어디에서 다운받나요 그냥 손으로 써서 보내도 되나요?
-증빙서류가 뭐죠?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홈페이지를 못봅니다.
-불참사유서를 다운 받았는데 클릭해도 프로그램이 없다고 안열려요
-불참사유서에 직인은 누구꺼로 찍어야 되나요 제거 찍으면 되나요
-저는 어디 사는대요 여기는 시군연맹이 있나요?
-참가신청마감일이 훨씬 지나서 "그런 대회가 있었어? 지금 신청하면 안되나?"
-인터넷을 못하는데 참가신청좀 대신 해줄 수 있나?

제가 아무리 문자를 보내고 홈페이지에 공지(안내)를 하여도 선수분들이 보지 않고 대응이 없으면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는게 없습니다.
선수등록도 매년 3월에 재등록을 하지만 아직도 매년 해야되는 거냐고 물어보시는 선수가 있고, 대회 불참사유서를 제출하라고 문자도 보내고 공지도 하지만 어느것 하나 유심히 보지 않고 기한이 지난 후에 뒤늣게 후회를 합니다.

대회공지를 홈페이지에 안내를 하면 읽어보시는지 안 읽어보시는지 대회장소도 모르고 몇시에 시작하는지도 모르고 하물며 대회 훈련보조금을 몇강부터 지급하는지도 모릅니다.
대회 불참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공지에 안내를 하여도 읽어보질 않아서 모르고 있습니다.

벌써 5년을 같이 지냈고 얼굴보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당구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게 선수활동을 하고 있는지 십분 알고 있고 그 점이 항상 저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어렵게 선수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건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그럼 저는 어떤가요. 저도 본업이 있지만 하루에 평균 4시간 이상을 당구업무로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때때로 주관대회가 있으면 하루 종일 본업은 뒷전이고 당구업무만 하는 날도 부지기수 입니다. 오늘도 오전내내 이러고 있습니다.
어떤 선수는 경기도당구연맹에서 월급을 얼마나 주냐고 묻더군요.(무급이고 경기도체육회에서 전무이사활동비로 50만원 받습니다) 또 이런말도 있더군요 돈많은 넘인가보다 50받고 저 짓을 몇년째 하고 있으니... ㅠㅠ

선수는 본인을 위해서 활동한다고 하면 저는 누구를 위해서 문자를 보내고 홈페이지에 공지를 하고 서류정리하고 공문쓰고 관공서에 찾아가고 밤늦게 회의하고 자동차 가득 짐싣고 다니고 합니까.
제 자신을 위해서 하나요?
어느 분이 그런 말를 하더군요. 일하기 힘들면 관둬 전무하라고 강요한적 없다!

두서없는 글 거두절미하고 한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안타까운 것은 제가 밥상을 차릴 수는 있지만 무엇을 드실 것인지 어떻게 드시는지는 선수 본인이 스스로 하셔야 합니다. 연예인처럼 개인 매니져를 두고 시간때마다 식사하세요, 이 옷입으세요, 지금 출발해야됩니다. 도착했으니 일어나세요. 내일은 어디로 갈겁니다. 몇시에 데릴러 올께요.
경기도당구연맹 전무도, 시군연맹 전무도 그렇게 일을 하지는 못합니다.

어렵게 선수생활하는거 누구보다 이해하고 마음 깊숙이 느끼고 있습니다.
제발 문자하나 홈페이지 공지 하나에 좀더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잘하지 못하더라도 조금만 참고 이해바랍니다.
대충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좀더 제대로 일을 하려다보니 정말 힘들고 벅찹니다.

자유게시판에 올리는 전무이사의 한숨입니다.